Ruben Park
경영계획과 action kpi

경영계획과 action kpi

경영계획

판매가 잘되면 손익으로는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인다. 그치만 늘어난 판매량만큼 다음 재고를 더 많이 주문해야 하고, 매출 대금이 들어오기 전에 계약금과 잔금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 광고비와 고정비도 계속 지급된다. 장부상 이익이 나는데 은행 잔액은 부족해지는 상황이 생기는 이유.

재고를 핸들링하는 사업에서 경영계획이 틀리면 하나의 숫자만 틀리고 끝나지 않는다.

현금 부족 → 발주 축소 → 품절 → 매출 하락 → 다음 발주 여력 악화

매출 계획이 재고 계획에 영향을 주고, 재고 계획은 현금 계획에 영향을 준다. 현금이 부족해지면 다시 매출 계획이 무너진다. 그래서 경영계획은 재무팀이 연말에 만드는 숫자표라기보다, 매출과 재고와 현금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하는 운영 계획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현금은 재고보다 먼저 나가고, 판매를 거쳐 나중에 돌아온다.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더 중요해진다

새로운 브랜드를 붙이게 되면서 경영계획의 중요성이 더 크게 와닿았다. 보유 현금은 한정되어 있는데 각 브랜드는 서로 다른 시점에 재고를 사고, 광고비를 쓰고, 매출을 만들기 시작한다. 한 브랜드의 다음 PO와 다른 브랜드의 론칭 비용이 겹칠 수도 있다. 예상보다 판매가 늦어지면 창고에는 재고가 남고, 새 브랜드에 넣을 현금은 줄어든다. 반대로 판매가 계획보다 빨라도 다음 물량을 제때 준비하지 못하면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브랜드마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게 있었다.

  • 어느 시점에 얼마의 상품 순매출(Product Net Sales, PNS)을 만들어야 하는가
  • 그 매출에서 얼마의 공헌이익을 남겨야 하는가
  • 재고가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는가
  • 어느 시점부터 다음 발주와 운영비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가
  •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지켜야 할 최저 현금은 얼마인가

당연한 거지만 공격적인 숫자를 적는 건 쉽다. 지금 팀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성장 속도인지를 설명하는 게 훨씬 어렵다. 매출 목표는 팔 수 있는 숫자여야 하고, 남길 수 있는 숫자여야 하며, 그 매출이 들어올 때까지 현금이 버틸 수 있는 숫자여야 한다.

어떤 값이 필요한가

좋은 경영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실제값이고, 무엇이 계약으로 정해졌고, 무엇이 아직 가설인지 구분해야 한다.

구분먼저 알아야 하는 값
수요와 매출제품별 판매량, 순매출 단가, 객단가, 채널 믹스, 월별 성장 속도
단위경제학Landed COGS, 결제 수수료, 출고비, 반품, 할인, 획득 비용
재고와 PO현재 재고, 판매 가능 재고, MOQ, 안전재고, 리드타임, 계약금과 잔금 시점
운영비인건비, 창고비, 시스템 비용, 시딩과 콘텐츠 비용, 브랜드 고정비
현금기초 현금, 매출 대금 회수 시점, 공급사 지급 시점, 환율과 세금

처음에는 매출을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가정처럼 보인다. 실제로 모델을 움직여보면 원가 몇 퍼센트와 주문당 출고비는 EBITDA를 바꾸고, 계약금과 잔금, PO 시점은 현금 바닥을 바꾼다. PO가 늦어져 품절이 생기면 그때는 매출과 EBITDA도 함께 달라진다.

그래서 숫자의 정확도보다 먼저 필요한 건 기준이다. 상품 매출에 배송비와 세금이 들어가는지, 재고 원가를 손익에서 언제 인식하는지, 실제 현금은 언제 지급되는지부터 같아야 한다. 가정이 틀릴 수는 있어도 서로 다른 정의가 한 계획 안에 섞이면 안 된다.

그냥 파는 것과 잘 파는 것은 다르다

경영계획에서 목표 매출과 현금 궤도를 정했다면 다음 문제는 그 매출을 어떻게 만들지다.

초기 D2C는 Paid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가장 빠르게 고객을 만나고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고비를 늘린다고 같은 효율로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집행 규모가 커질수록 타깃은 넓어지고, 같은 사람에게 더 자주 노출되며, 추가로 투입한 광고비의 효율은 낮아질 수 있다.

Paid만으로 볼륨을 키우면 어느 순간 Blended ROAS가 무너지기 쉽다. 그렇다고 효율을 지키기 위해 광고비를 계속 작게 쓰면 계획한 매출 규모에 도달하지 못한다.

결국 잘 팔아야 한다. 광고비를 늘리는 동안 CRM은 구매 시점을 앞당기거나 놓쳤을 구매를 회수하고, Affiliate는 새로운 고객 접점을 만들고, Seeding은 검색 수요와 다시 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Owned SNS는 브랜드를 이해한 방문자를 늘려야 한다. 디지털 머천다이징은 같은 트래픽 안에서도 더 적절한 제품을 보여주고 구매 전환을 높여야 한다.

Paid의 한계효율이 낮아지는 구간에서도 이 활동들이 증분을 만들어야, Blended ROAS를 유지하면서 볼륨을 키울 수 있다. Blended ROAS는 Paid 담당자 한 명의 성과라기보다, 가격, 재고, 채널 믹스와 여러 마케팅 활동이 함께 반영된 회사 결과에 더 가깝다.

Paid 기준선과 여러 증분 레버가 함께 목표 PNS를 만든다.

처음은 감으로 가설을 잡고, 나중엔 그걸 기반으로 계산한다

목표 KPI를 만들 때 각 채널에 그럴듯한 숫자를 하나씩 나눠주는 방식은 의미가 없었다. 먼저 경영계획에서 필요한 증분을 역산해야 했다.

목표 회사 PNS
= 계획한 전체 Paid Spend × 목표 Blended ROAS

추가 레버가 채워야 할 공백
= 목표 회사 PNS
  - Paid 기준선에서 기대하는 PNS

공백이 0보다 작다면 추가 레버를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Paid의 한계효율이 집행 규모와 함께 낮아진다고 본다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B2B, CRM, Affiliate, Owned, Seeding과 전환 개선에 어떤 실행 가설을 둘지 정해야 한다. 아직 데이터가 없으면 가설로 시작한다. 그리고 매주 실제값을 넣어 가설을 바꾼다.

중요한 건 각 활동이 최종 매출에 어떻게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적는 것이다. Flow를 몇 개 만들겠다는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Flow가 어느 고객군을 커버하고 구매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는지, 얼마가 시점 이동이고 얼마가 실제 추가 구매인지 확인해야 한다. Seeding도 몇 개를 보내는지에서 끝나지 않고, 콘텐츠가 얼마나 회수되고 실제 유입이나 광고 소재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봐야 한다.

결과 KPI를 액션 KPI로 바꾼다

순매출, Blended ROAS, EBITDA와 최저 월말 현금은 결과 KPI다. 중요하지만 담당자가 오늘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액션 KPI는 담당자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액션 다음에 나타나야 할 선행 결과와 사업 결과를 나눠서 본다.

영역직접 실행선행 결과사업 결과
Paid소재 가설 설계, 테스트, 승자 소재 확장승자 비중, 한계 획득 효율신규 고객 PNS, 공헌이익
CRM주요 Flow 적용, 구매 주기 넛지, 휴면 캠페인도달과 클릭, 구매 간격, 활성 고객재구매 PNS, 현금 회수 주기, 유지율
Affiliate파트너 제안, 온보딩, 키트 발송활성 파트너, 발행 콘텐츠PNS, 수수료 반영 공헌이익
Seeding대상 선정, 발송, 후속 연락콘텐츠 회수율, 활용 가능 소재검색과 직접 유입, 활용 소재의 Paid 성과
Owned SNS와 머천다이징콘텐츠 발행과 랜딩 연결, 상품 배열 조정유효 트래픽, 상품 CTR, 전환율PNS, 객단가, 재고 회전
B2B유효 계정 접촉, 샘플링, 제안첫 주문 전환율, 재주문율PNS, 공헌이익, 회수 기간

액션 수만 목표로 잡으면 의미 없는 실행이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직접 실행에는 선행 결과나 품질 기준을 하나씩 붙여야 한다. Seeding 발송에는 콘텐츠 회수율을 붙이고, Affiliate 제안에는 실제 활성 파트너 비중을 붙이는 식이다.

그리고 각 KPI는 한 명의 담당자에게 바인딩되어야 한다. 공통 결과 KPI는 팀이 같이 보더라도, 액션 KPI는 누가 어느 기간까지 무엇을 움직이는지 명확해야 한다. 정의, 기준값, 목표값, 담당자, 측정 방법과 중단 또는 확대 기준이 함께 있어야 실제 운영에 쓸 수 있다.

직접 실행, 선행 결과, 사업 결과를 한 흐름으로 연결한다.

각 채널의 대시보드가 주장하는 귀속 매출을 단순히 더하지도 않는다. Paid, CRM과 Affiliate는 같은 주문을 각자 성과로 잡을 수 있다. 최종 결과는 전체 순매출과 비용으로 보고, 각 액션의 증분은 테스트와 추세로 따로 판단한다.

실제값이 나오면 다시 경영계획으로 돌려보낸다. 액션 KPI를 실행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재구매율과 전환율, 한계 ROAS와 재고 소진 속도의 실제값으로 다음 예산과 PO를 다시 정해야 한다.

AI 시대에서는 충분히 쉽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첫 번째 층에서는 수요, 원가, 획득 효율, 재고, PO와 고정비를 움직이면서 상품 순매출, EBITDA와 최저 월말 현금을 같이 본다. 목표 매출을 높였을 때 재고와 현금이 버틸 수 있는지, 발주를 늦췄을 때 어느 시점에 품절이 생기는지를 확인한다.

두 번째 층에서는 목표 Blended ROAS를 유지하기 위해 Paid 기준선 밖에서 얼마의 공백이 생기는지 보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B2B, CRM, Affiliate, Seeding, Owned와 전환 개선에 어떤 실행 가설이 필요한지 정한다. 각 레버의 담당자 성과는 따로 보더라도 회사 공식 결과에서는 실제 PNS를 한 번만 계산한다.

당연히 정답을 알려주는 도구는 아님. 레버를 움직여보면서 어떤 목표는 지금 가능하고, 어떤 목표는 재고나 현금, 인력이 더 있어야 가능한지를 보는 것.

가정을 움직이고, 결과를 비교하고, 다음 액션을 다시 정한다.

디지털 맨? 경영계획 잘하자

결론은 단순하다. 경영계획을 잘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할 목표 KPI도 잘 짜야 한다.

처음부터 정확한 숫자를 맞히기는 어렵다. 그래서 가정을 레버처럼 움직여보고, 목표를 당기거나 늦춰보면서 현실적인 범위를 찾아야 한다. 계획보다 매출이 느리면 무엇을 줄일지, 반대로 더 빠르면 재고와 현금을 어디까지 먼저 넣을지 미리 봐야 한다.

지금 가진 현금, 다음 발주, 제품별 마진, 팀의 실행 속도와 고객의 구매 주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그 비즈니스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다. 내 일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 무엇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무엇은 아직 불가능한지에 대한 감이 있는 사람이 KPI를 설정해야 한다. 계속 고치면서 가고, 수정하고, 다시 움직이고… 이걸 금방 금방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